최근 며칠간 너무 더워서 밤에 방안의 벽걸이 에어컨을 살짝 틀어놓고 잤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거실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방안이 더 더운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틀 전 일부러 에어컨의 온도를 18도로 아주 낮게 설정하고, 바람의 세기는 강으로 해서 약 30분간 틀어 놓고 방안 실내온도 변화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크게 변화가 없어 어제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A/S를 받은 상태이다.

 

사실 작년에 아파트 탑층으로 이사를 온 후 여러가지 불편한 점들을 경험했다.

현재 살고 있는 꼭대기층 아파트를 계약하기 전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울 것이라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막상 살아보니 정말 최고층의 값이 쌀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장점도 있기는 있다.

동네 분위기만 괜찮다면 밤에 무드있게 조망권을 느껴볼 수 있고, 요즘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좋은 점은 딱 거기까지인 듯하다.

 

반면 아직 살아본지 일 년도 채 되지 않는 내가 벌써부터 느끼는 탑층의 단점은 적지 않다.

 

우선 누수문제.

최고층이다보니 옥상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나처럼 오랜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경우에는상바닥의 갈라진 틈을 따라 빗물이 새는 누수문제를 경험하게 될 수 있다. 관리소 직원 말로는 문제없게 조만간 공사를 할 것이라고 하지만 일단 작업을 하면 소음문제 등으로 불편함이 따를 수 있다. 

 

다음은 단열문제.

저번 겨울에 단열이 잘 되지 않아 생기는 베란다 곰팡이 문제로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물론 요즘 아파트는 잘 지어져서 단열이 잘 된다고 하기는 하지만 그게 정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이건 오래된 건물의 맨 꼭대기층일수록 더 심하다.

 

그리고 온도문제.

중간층처럼 위층과 아래층의 따듯한 공기를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다른 층보다 상대적으로 더 추워 난방비가 많이 들고, 여름에는 태양열이 전도되어 더 덥다. 

 

마지막으로 소음문제.

위에 다른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해서 소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층간소음에 비하면 신경에 많이 거스를 정도로 아주 심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민한 사람에게는 신경이 쓰일 정도로 엘리베이터 소리가 많이 들린다. 게다가 공항이 가까이에 있는 지역이라면 비행기 소리까지 들리니 함부로 창문을 열기도 쉽지 않다.

 

암튼 몇 개월 살아 본 결과 이러한 단점들 때문에 로열층과 가격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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